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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가 몰아친다. 세찬 바람 소리만 가득한 넓은 방 안. 추위도 잊은 듯 얇은 셔츠만 걸친 탟운은 피아노 앞에 앉았다. 휑하니 뚫려버린 창문 너머로 바람에 휘어지는 나무들이 울부짖었다. 핏기를 잃어 하얗게 말라버린 손을 들었다. 건반을 쓸어보다 힘을 주어 눌렀다. 울리는 음 하나하나에 떠오르는 웃음이, 목소리가, 머릿 속을 어지럽혔다. 모두 이 공간과 같은 곳이었다. 따스함만 가득했던 날들, 그 온기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밤들. 집착과도 같은 소유욕에 점차 미쳐가고 그런 탟운을 보며 쟤환 역시 미쳐갔다. 거대한 방 안에 갇혀있다시피하면서도 탟운을 향해 웃어주던 쟤환이 웃음을 잃어가고 탟운은 그런 쟤환의 가느다란 목을 쥐었다. 왜 웃지를 않아. 왜 전처럼 나에게 사랑한다 속삭이지 않아. 눈을 벌겋게 물들이며 화를 내가보면 문득 눈물에 젖은 쟤환의 뺨이 눈에 들어왔다. 흐려진 눈의 초점을 다잡고 그 어깨를 끌어안으며 탟운은 울곤 했다. 미안해. 내가 미쳤었나봐. 상처입히고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탟운을 쟤환은 견디지 못했다. 사랑을 속삭이며 함께 음을 쌓아올리던 방에서,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쓸어보던 쟤환은 그대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연약한 유리는 깨어져 쟤환을 받아내지 못했고 연약한 탟운은 기이하게 꺾여버린 쟤환의 손목 하나 잡아보지 못했다.
탟운의 손 끝에서 음이 탄생했다. 함께하던 그 즐거운 음과 음율은 같았으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처럼, 무너진 탟운의 마음처럼 슬프고 음산했다. 쟤환을 막지 못했다는 죄로 뜯겨나가버린 창문은 커다란 구멍만 아가리처럼 벌린 채 거센 비를 탟운에게로 뿌려댔다. 빗물들이 칼날처럼 살갖을 베고 탟운은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추었다.
구멍일 뿐인 창문으로 다가섰다. 검게 가라앉은 숲이 웅웅 울었다. 쟤환의 울음 같기도, 탟운의 울음 같기도 했다.
-쟤환아
손을 뻗었다. 몸을 가까스로 지탱하던 무릎이 꺾였다. 쟤환을 삼켰던 검은 아가리는 탟운 역시 삼켜내었다. 쿨럭- 핏물을 토해내는 탟운의 귀로 좀 전까지 연주하던 곡이 들려오는 듯 했다
아름다운 밤에,
그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밤에,
그를 다시 찾아가는 아름다운 밤에.
제리님의 '아름다운 밤에' 피아노 커버곡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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