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8. 원식은 연락없이 고요한 휴대폰을 의미없이 켰다 끄기를 반복했다. 혹시 데이터통신이 안되는건가 싶어 데이터를 껐다 켜보기도 하고, 와이파이를 연결했다 끊기도 했다. 분산스런 손놀림에 학연의 손이 허벅지를 때려왔다."가만히 좀 있어. 왜 그래, 정신없게.""넵."휴대폰을 주머니에 욱여넣고 멍하니 하얀 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차 경감- 감식책임자가 학연을 부르며 다가왔다. 비닐에 담긴 흉기와 함께 파일을 건넨 남자는 고개를 내저었다."처음으로 소독을 못한 흉기라 기대했는데, 묻어있는 혈흔은 피해자 것 뿐이야. 아무것도 없어. 지문도 당연히 없어. 그런데 정말 못봤나? 도망가는 거 봤다며-""못 봤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7. “그래서. 경찰이 다녀갔다고?”“응. 차학연, 김원식. 두 사람이었어.”“흐응…”"차학연. 맞지?""응. 맞아. 5년 전에도 있던 그 경찰. 나 잡겠다고 난리를 쳤는데 갈피도 못 잡았던 그 햇병아리."남자가 작은 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가 의미없이 손을 닦았다. 물로만 헹구듯 했던 손짓이 점차 격해져 두 손이 빨갛게 달아오르는데도 남자는 계속해서 힘을 주어 손을 문질렀다. 이미 상처투성이인 피부는 조금씩 덮어내려던 상처를 다시 터뜨렸고 가느다란 핏줄기가 물에 섞여 흘러내렸다.“홍빈아.”뒤에 서서 가만히 홍빈이라 불린 남자가 하는 양을 바라보던 택운이 홍빈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제야 멍해졌던 눈에 초점을 돌려낸 홍빈이 ..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6.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제발. 한번만.'처절하게 울부짓는 아이를 싸늘하게 내려다본 여자는 아이의 작은 몸을 뾰족한 구두로 차냈다. 나동그라지는 작은 몸 위에 비소를 내리며 무거운 철문을 닫았다. 크게 울부짖으면 울부짖을수록 허공을 때리고 돌아오는 울음소리만 귀에 가득 차올랐다. 무서워. 추워. 아파. 저를 안아 줄 팔 하나 없는 아이는 작은 제 팔로 몸을 감싸안았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재환은 팔을 뻗었다. 상처투성이인 아이의 팔을 잡기 전,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새빨간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는 입술을 늘려 웃음을 지었다. 미워. 다 죽여버릴거야.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5. "저기...""네, 무슨 일.. 어? 김 경위님 손님?"늦은 오후, 한산한 경찰서 문을 열고 재환이 들어섰다. 간만에 당직을 면해 전날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한 상혁이 멍한 눈을 끔뻑이다 재환을 맞이했다. 한 번 본 재환의 얼굴을 용케 기억해내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도 되는 양 반색을 하며 재환의 곁으로 다가섰다."김 경위님이랑 차 경감님은 잠깐 감식반 다녀오신다고 가셨어요. 기다리실래요?""아...아뇨. 일을 가야해서... 저 그럼 메모 하나만 남길 수 있을까요?"재환은 잠시 망설였다. 11번째 희생자를 미리 알려주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긴 하였으나 아직도 학연이 저를 믿고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그 와중에 ..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4. "20대. 180cm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호남형 남자."수첩에 재환이 했던 범인에 대한 단서를 쓰던 학연이 볼펜 끝을 씹었다. 부족해. 너무나도 부족하다. 조금 더 확실한 단서를 재환이 말해주길 원해 성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머그를 쥔 재환의 손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등을 쓸어내리고 있는 원식을 바라보다 한숨과 함께 다시 프로젝터 화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성급하게 굴어선 안돼. 재환씨를 몰아세워서도 안돼고. 재환씨는 도움을 주는 자일뿐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차학연, 본인이므로."저..."한참을 입을 다물고 있던 재환이 조심스레 학연에게 말을 건넸다."네. 재환씨.""그 사람...결벽증이 있는..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3. 크로스백 끈을 꼭 쥔 재환이 서로 들어섰다. 여기저기 불안한 시선을 던지다 곧 제 발 끝으로 떨어뜨렸다. 야식으로 시킨 곱창볶음을 집어먹던 상혁이 젓가락을 입에 물고 몸을 일으켰다."어떻게 오셨습니까?""아..저...""내 손님이야. 이 쪽으로 오세요, 재환씨."상혁에 물음에 우물쭈물하는 재환의 어깨를 감싸 쥔 것은 원식이었다. 손님이란 소리에 금새 흥미를 잃은 상혁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시선을 다시 곱창볶음으로 꽃았다."늦으셨네요-""아, 일을 끝마치고 오느라요. 죄송해요.""아니, 괜찮습니다. 안 쪽에서 차 경감님이 기다리십니다."허리 숙여 인사하려는 재환을 붙잡아 저지시킨 원식이 당황한 듯 헛기침을 했다. "그렇게..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2. 바쁘게 도로를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원식은 노트북과 휴대폰을 번갈아가면서 두들겼다."뭐 그리 느려? 빨리 좀 해봐!""아, 녹음파일 지운 게 누군데 그러십니까? 추적할 파일이 없어져서 그거 되살리느라 그런거잖아요."그건 그렇네. 학연이 고개를 주억였다. 아랫입술을 부풀린 원식이 전화가 걸려왔던 지역을 추스리는 사이 학연이 차를 산 입구에 세웠다.산 입구에 서서 학연을 기다리던 상혁이 학연을 발견하고 다가섰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경감님. 이 쪽으로."상혁을 따라 산길을 조금 걸어올라갔다. 5분도 채 오르지 않아 사람들이 오가는 올레길 바로 옆, 노란 팬스가 요란하게 쳐져있고 경찰들이 모여 웅성이고 있었다. ..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1.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캐비넷을 열어 젖힌 원식이 노란빛이 조금을 바랜 파일을 꺼내들었다. 아직 원식이 경찰대를 다니던 시절 벌어졌던 끔찍한 연쇄살인. 그 10명의 희생자들에 대한 사건파일이 든 파일이었다."그걸 왜 매일 꺼내보고 있어. 뭐 재미있다고."당시 경장이었던 학연이 그런 원식을 돌아보고 타박했다. 처음으로 패배감을 느껴야만 했던 사건. 학연은 아직도 그 사건을 잊지 못해 틈만 나면 사건파일을 들여다보았지만 원식이 그 파일을 열때면 미간을 찌푸리곤 했다."아, 차 경감님. 이 사건 잊지 못하시는 건 저랑 같지 않습니까? 살인사건을 푸는 가장 큰 열쇠인 흉기도 보란 듯이 있는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잖습..
Psychometry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0. 노란 띠를 황급히 젖히며 뛰어나온 학연이 가로등을 붙잡고 허리를 숙였다. 차 안에서 문 경위와 급하게 먹었던 삼각김밥을 모조리 토해내고 나서도 한참을 헛구역질을 했다. 뒤로 다가와 등을 두들기는 문 경위의 안색도 파리했다."누굴까요, 대체.""모르지. 똑같아. 난도질 당한 여성 시신과 그 옆에 놓인 소독된 칼. 저걸 감식해봤자 아무것도 나오지 않겠지. 지문도 없을거고. 발자국도 없을거야.""진짜 끔찍하잖아요. 벌써 10번째인데 아무런 단서도 못 찾는다니. 이런 꼴 보려고 경찰대 나와서 경찰된 게 아닌데."학연이 벌겋게 달아오른 눈을 부라렸다. 그 시선 끝 문 경위도 별다른 수 없이 입술을 씹으며 고개를 모로 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