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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무너졌다. 사라지는 나라와 함께 눈을 감으리라던 황제를 끌어 도망친 것은 그의 충직한 신하, 운이었다. 금침은 더이상 존재하지않았다. 고욌던 비단옷은 거친 산길에 이리저리 찢겨졌고 종국에는 망해버린 나라를 버리고 떠난 평민의 옷가지보다 못한 존재가 되었다. 제 손으로 옷깃을 여며 본 적 없는 황제 환은 멍하니 운의 손에 몸을 맡겼다.
-살아남으십시오 -내가 무슨 염치로 살아간단 말이냐
불타버린 궁이 옮겨온 듯 그을림이 묻은 뺨이 운의 눈에 밟혔다. 그을림을 닦으러면 용안에 손을 대야 할 터인지라 그냥 깨끗한 수건자락만 환의 손에 쥐어주었다. 반쯤 무너진 빈 집의 가장 온전한 방 한 켠을 환에게 내어주고 방 문앞에 앉았다. 고요함에 집어삼켜질 쯔음 방 안에서 환의 흐느낌이 들려왔다.
강대국 사이에 낀 불우한 약소국일 뿐이었다. 두 강대국이 전쟁을 하기 위한 주요한 요충지가 되어버려 가련한 갈대처럼 이리저리 휘어지다 종국엔 끊어져버린 약소국일 뿐이었다. 그의 백성은 어느 하나 그들의 황제를 원망하지 않았다. 어여쁜 미소와 보드라운 손 끝을 기억하는 그들은 낮보다 밝은 빛을 내며 불타오르는 궁을 등져 떠나면서도 그들의 황제를 위한 눈물을 흘렸다. 허니 그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환이 눈물 지을 필요는 없었다. 적어도 운은 그리 여겼다. 최선을 다한 황제의 눈물이 아깝고 안타까웠다. 소리죽인 그 흐느낌이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다
운아 흐느낌이 잦아들자 잠긴 환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 -이리 들어오거라 -... -함께 있어주면 아니되겠느냐. 빈 집이라 그런지 한기가 느껴지는 구나. 너무... 춥고....두려워.... 작아지는 환의 목소리에 운은 결국 방 문을 열었다. 그리 넓지 않은 방이었으나 환은 가장 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운은 몸을 낮춰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세운 무릎 위로 묻은 얼굴이 천천히 들리고 눈물에 젖은 뺨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어찌 이리 우십니까. 옥루를 거두시옵소서.
-응, 앗, 운아, 흐응, ㅇ, 운아 대상없이 흩어지기만 하는 이름에 입맞춤으로 답했다. 삼켜내지 못한 타액이 뾰족한 턱을 따라 맞닿은 가슴으로 떨어졌다. 바짝 일어선 유두를 서로의 가슴에 부비며 뜨거운 아래를 흔들었다. 운은 흥분으로 붉게 충혈된 눈을 굴렸다. 밀어 넘어뜨려놓고 거세게 추삽질하고 싶은 욕망이 들었지만 보드라운 환의 등이 거친 마룻바닥에 쓸릴까 염려스러웠다. 환의 등을 끌어안아 몸을 일으켰다. 떨어질까 두려운 지 목을 끌어안은 환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동시에 꽉 물어오는 아래에 으득 이를 갈았다. 겹겹히 창호지를 바른 두터운 벽에 환의 등을 기대게 했다. 허벅지를 붙잡고 있는터라 공중에 떠버린 환이 나른하게 풀린 눈을 경황없이 깜빡였다. 눈가에 입맞춤을 남기고 다시금 허리를 흔들었다. 떨어지는 힘과 쳐올리는 힘에 깊게 박히는 아래에 온 몸이 쪼개지는 듯한 고통과 쾌락을 함께 느꼈다. 힘줄이 불거진 운의 팔을 움켜쥐며 환이 고개를 젖혔다. 화려할 것 하나 없는 무너진 천장이 그 어느 금붙이보다 밝게 빛나고 꺼지길 반복했다. 헉, 헉 흔들리는 몸과 같은 속도로 끊어지는 운의 숨소리만 귀에 울리고 한계에 다달아버린 몸이 벌벌 떨렸다. 공중에 뜬 발가락이 움츠러들고 저도 모르게 손톱을 세워 운의 팔에 박아넣으며 째질듯한 교성을 내질렀다. 온 세상이 하얗게 번졌다가 까맣게 가라앉았다. 무너지는 몸을 받아안는 넓은 가슴을 느끼며 환은 눈을 감았다. 부어서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올리자 몸을 닦아내고 있던 운과 눈이 마주쳤다. 답지않게 안절부절 하는 표정에 어찌 그러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볼품 없이 갈라진 목을 큼큼 가다듬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폐하. 집이 비어있는 지 꽤 되었는지 길어놓은 물이 없어서... 몸을 씻으시려면 근처 물가로 나가셔야 할 듯 합니다.
마른 수건으로 몸을 닦고 옷깃을 여미며 운이 작게 말했다. 환은 삐걱이는 몸을 움직여 일으켜내곤 운의 가슴에 안겨들었다. 잠시 굳던 팔이 곧 등을 감싸안아왔다.-폐하 어찌... -형님께서 계속 폐하라 칭한다면 제가 어찌 망국의 왕이라는 것을 그저 기억에만 묻고 살아남는단 말입니까. 해보시지요, 환아~ - 화, 환아... -퍽이나 듣기 좋은 이름이군요, 운이 형님 환이 입술을 끌어올려 웃었다. 제국은 무너지고 금침과 비단옷은 모두 불 타 없어졌다. 그 재 가운데에는 오직 소년 환이 남았다. 운은 어린 세자도 어린 황제도 아닌 환을 가슴 가득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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