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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metrer

Psychometrer 3

愛煥 2017. 12. 14. 17:25

Psychometry

만지거나, 보거나, 듣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초능력.


3.


크로스백 끈을 꼭 쥔 재환이 서로 들어섰다. 여기저기 불안한 시선을 던지다 곧 제 발 끝으로 떨어뜨렸다. 야식으로 시킨 곱창볶음을 집어먹던 상혁이 젓가락을 입에 물고 몸을 일으켰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아..저..."

"내 손님이야. 이 쪽으로 오세요, 재환씨."

상혁에 물음에 우물쭈물하는 재환의 어깨를 감싸 쥔 것은 원식이었다. 손님이란 소리에 금새 흥미를 잃은 상혁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시선을 다시 곱창볶음으로 꽃았다.

"늦으셨네요-"

"아, 일을 끝마치고 오느라요. 죄송해요."

"아니, 괜찮습니다. 안 쪽에서 차 경감님이 기다리십니다."

허리 숙여 인사하려는 재환을 붙잡아 저지시킨 원식이 당황한 듯 헛기침을 했다. 

"그렇게 예의 차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도움 받는 건 우리 쪽인데..."

아... 멍하니 입을 벌리는 재환을 자그마한 사무실로 인도했다.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할 때나 사용하는 프로젝터를 켜둔 학연이 한 켠에 앉아있었다.

"늦었네요."

"네. 퇴근하고 오느라..."

같은 질문을 하는 학연에게 재환의 두 눈이 불안하게 굴러갔다. 인상 좀 풀어요. 재환씨 겁먹잖아. 재환의 어깨 뒤에서 원식이 입모양으로 학연을 탓했다.

"일단, 앉아요. 김 경위. 차나 한 잔 타와-"

"아, 녹차랑 홍차랑 커피 있는데. 뭐로 드릴까요?"

"아..."

"핫초코도 있어요. 아까 그 곰같은 놈 취향."

"핫초코로 주세요."

"오케이- 역시 긴장되고 그럴 땐 뜨끈하고 달달한 게 최고죠!"

재환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너스레를 떨던 원식이 사라지자 학연이 재환이 앉은 의자를 제 쪽으로 조금 끌어당겼다.

"무슨 일 하십니까?"

"바에서 바텐더로 일 하고 있어요. 그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다는 거 단골손님 만들고 관리하는데 나름 유용하게 쓰이더라구요. 안보고 싶은 것을 볼 때도 많지만... 그런데 경감님은.. 항상 이렇게 늦게까지 서에 계시나요?"

"아뇨. 이재환씨 기다리느라 남아있었습니다."

"아...죄송해요."

잠시나마 편안해졌던 재환의 어깨가 다시금 굳어졌다. 한번 꾸욱 물었다 놓은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가 금새 붉어졌다. 얼굴에 꽃힌 시선이 저에 대해 샅샅이 알아내는 것 같아 식은땀이나기 직전, 원식이 돌아왔다. 재환의 앞에 하얀 김이 나는 머그를 내려놓으며 그 옆 책상에 걸터앉았다.

"일단, 시작하죠. 시간도 늦었는데."

우유를 탄 홍차를 학연에게 건네며 프로젝터 리모콘을 쥐었다. 파일에 대충 꽃혀진 사진으로 봤던 시신들과 그 외 증거품의 사진들이 원식의 손 안에서 스쳐지나갔다.

"흉기는 모두 시신의 옆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독되어 있었죠. 지문도 하나 발견되지 않았구요."

"...예. 이번 사건에도 그러했습니다. 재환씨 말처럼 피해자는 40대 여성. JH, 46세의 이정희씨였습니다. 재환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실종신고가 들어온 40대 여성을 살펴보았는데 JH는 없었습니다."

"그 날, 새벽일거에요. 새벽 일찍... 등산하려고 올라가는 사람을 붙잡아 범행을 저질렀어요. 일부러 보란 듯이 산책로 가에 버린거구요."

"네. 사망 추정 시간은 오전 6시 40분. 매일 같이 등산을 부부가 같이 하는데, 그 날은 남편 분이 전날 과음을 하는 바람에 이정희씨 혼자 나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발견하기 쉬운 산책로 주변에 시신을 유기한 걸까요?"

학연의 설명 중간 중간 제 할 말을 덧붙이면서도 재환은 사진을 바로 보지 못했다. 그런 재환의 옆에 서서 달래듯 어깨를 쓸어내리던 원식이 물었다. 5년 전 사건들은 모두 희생자의 집에서 벌어졌거나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벌어졌다. 단 한번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서 시신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재환의 두 눈이 바쁘게 굴러갔다. 무언가를 보는 듯, 혹은 그 어떤 것도 보지 않는 듯. 머그를 쥔 재환의 손이 하얗게 질렸다.

"알리고 싶어해요. 자신이 돌아왔다고. 희생자 분을 잡아 위협하면서, 자신의 복귀작이라고..."

"...싸이코인 줄을 알았지만 정말 엄청난 싸이코군."

"그래서, 범인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습니까? 희생자들이 죽기 직전에 보았던 그 어떤 기억이라던가 혹은 흉기에 남은 범인에 대한 특징이라던가. 그런게 보입니까?"

학연이 성급하게 물었다. 원식이 건넨 차는 입조차 데지 못한 채 였다.

"20대...20대에요. 키는...180 정도...아마, 엄청 미남형인가봐요. 예쁜 미소에 홀려 긴장이 풀어지면 곧바로 칼날이 날아들어요. 그리고... 그리고..."

재환이 머그를 쥔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험악하게 물어뜯는 재환에 원식이 재환의 입술 주변을 톡톡 두들겼다.

"한번에 많이 보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천천히 해요."

흐릿한 이미지와 시야 사이를 가로막고 나타난 원식의 손이 재환의 뺨을 쓸어내렸다. 그제야 재환은 제가 몸을 덜덜 떨고 있었음을 알았다. 아... 피가 새어나오기 직전에 손가락 씹는 것을 멈춘 재환이 식어버린 핫초코를 한 모금 베어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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